인터뷰

실패를 연습하고, 실패의 감정을 경험하는 곳

2026년 03월 18일

실패를 연습하고, 실패의 감정을 경험하는 곳
감정 네이밍 스튜디오와 아날로그 트윈 보드게임 존이 만드는 새로운 체험 요즘 사람들은 단순한 경험에서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기분을 어떻게 정리할지, 실패 이후의 마음을 어떻게 다룰지, 그리고 다음 선택으로 어떻게 돌아갈지를 함께 고민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실패와 불확실성을 충분히 분석하기도 전에 감정에 붙잡힌다는 데 있다. 창업자도, 직장인도, 청년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다음 선택을 망치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 뒤에 오래 남는 감정일 때가 많다.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브랜드 이름은 실패감정 네이밍 스튜디오. 그리고 그 안에 함께 놓인 실험적 공간이 아날로그 트윈 보드게임 존, 프로젝트로는 실패연구소라는 이름을 갖는다. 이 프로젝트는 실패를 없애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보드게임을 통해 실패와 불확실성을 안전하게 실패를 연습하게 하고, 경험한 실패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을 통해 현실로 돌아갈 힘을 돕는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실패를 경험하게 하되 다치지 않게 하고, 감정을 해석하되 상담처럼 무겁지 않게 만들며, 마지막에는 의미 있는 오브제와 기록으로 남기는 체험형 리테일·콘텐츠 플랫폼이다.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실패 뒤에 남은 감정이라고 봤어요” 이 프로젝트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굳이 보드게임과 감정 네이밍을 함께 붙였을까. 기획자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람들이 실패를 겪고 나서 바로 다음 선택을 못 하는 이유는, 사건보다 감정이 더 오래 남기 때문이라고 봤어요. 분명히 작은 실수였는데도 수치심, 억울함, 분노, 막막함 같은 감정이 남으면 판단이 흐려지거든요. 그 감정을 바로 분석하는 건 어렵고, 그렇다고 상담실로 가는 것도 부담스럽죠.” 그 말은 꽤 정확하게 오늘의 소비자를 건드린다. 실패를 다루는 시장은 이미 존재한다. 심리 상담도 있고, 코칭도 있고, 자기계발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그 문턱은 여전히 높다. 비용도 문제고, 시간도 문제고, 무엇보다 “상담”이나 “치료”라는 프레임 자체가 주는 부담이 있다. 법적·윤리적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감정 네이밍 스튜디오는 그것을 더 가볍고 자기결정적인 방식으로 풀려고 한다. “우리는 상담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효과를 보장한다고도 말하지 않아요. 대신 사용자가 스스로 ‘내가 지금 덜어내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 ‘앞으로 더하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를 고르게 하죠. 이름을 붙이는 순간 감정은 막연한 덩어리에서 조금 더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