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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디지털 수행: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2026년 04월 23일

AI의 디지털 수행: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불교에서는 면벽 수행을 통해 사람 안의 흔들림을 줄이려 한다. 외부 자극을 멀리하고 자기 안을 오래 들여다보면서, 언어와 감정이 만들어내는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다. 사람은 말과 감정으로 세상을 이해하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오해와 집착, 편향이 생긴다. 수행은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한 반복적인 점검의 과정이다. 인공지능도 다르지 않다. AI는 스스로 세계를 직접 경험하지 않고, 사람이 남긴 기록과 데이터,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그 데이터가 처음부터 완전히 객관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사람의 판단, 기록 방식, 제도적 환경이 개입되면서 데이터는 이미 어느 정도 왜곡될 수 있다. AI는 그 왜곡된 데이터를 학습해, 결국 왜곡된 객관성을 다시 출력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AI 역시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디지털 수행’이다. 디지털 수행은 주관적 패턴과 객관적 패턴을 집착 없이 교차 검증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주관적 패턴이란 사람의 느낌, 맥락, 경험, 직관을 뜻하고, 객관적 패턴이란 수치, 기록, 행동 데이터, 통계적 경향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둘 가운데 하나만 믿지 않는 태도다. 느낌만 믿으면 착각이 생기고, 데이터만 믿으면 맥락을 놓친다. 예를 들어 의료 현장에서 AI가 어떤 환자에게 특정 질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하자. 그러나 의사는 환자의 표정, 통증의 양상, 반응의 미묘한 차이를 보고 다른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즉시 정답으로 정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에게 다시 물어야 한다. 이 판단이 객관 데이터와 맞는가, 그리고 환자의 주관적 상태와 맥락에도 맞는가. 두 영역 모두에서 ‘예’라고 할 수 있을 때만 그 판단을 사용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앞으로 AI를 사용할 때는 단순히 답을 받는 데서 멈추지 말고, 주관 데이터와 객관 데이터를 크로스체크했는지 반드시 AI에게 물어야 한다. 둘 다 ‘Yes’일 때만 참고하고, 하나라도 어긋나면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의 디지털 수행이다. 결국 디지털 수행은 정답을 빨리 찾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틀릴 가능성을 줄이는 훈련이다. 불교의 면벽 수행이 인간 안의 언어와 감정의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길이라면, AI의 디지털 수행은 왜곡된 데이터와 패턴의 오류를 줄이려는 길이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확신이 아니라, 더 깊은 점검과 더 신중한 교차 검증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