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추어지지 않은 전쟁의 흉터: 무너지는 인간성과 제국의 회귀
전쟁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비극이 아니다. 현대의 전쟁은 실시간으로 스포츠 중계처럼 중계되며 인류의 감정과 인간성을 뿌리째 흔드는 문명적 붕괴로 다가온다. 무너지는 것은 도시만이 아니다. 평범한 시민의 삶, 아이들의 평화로운 시간, 세대를 이어온 신뢰가 함께 파괴된다. 우리는 지금 다시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군사력 증강이 곧 안전이라는 이율배반 속에서 세계 질서는 불신과 공포로 재편되고 있다. 각국은 국민의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그 실상은 더 강력한 살상 무기와 군사동맹의 확장에 몰두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인간은 전략적 도구이자 경제적 변수, 차가운 통계 숫자로 전락한다.
이란·미국·이스라엘의 전쟁과 충돌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이들이 죽고 민간인이 희생되지만, 세계의 관심은 그 죽음 앞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뉴스는 곧바로 유가와 물동량, 시장 충격과 패권의 향방을 분석한다. 인간의 절규보다 지정학적 손익계산서가 우선하는 현실은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변질되었는지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미국의 쇠퇴를 말하지만,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쇠퇴가 아니라 전 세계의 ‘제국’ 회귀다. 과거의 제국이 영토를 지배했다면, 오늘의 제국은 군사력, 금융, 공급망, 정보기술로 세계를 통제한다. 평화와 자유라는 말 뒤에 숨은 힘의 논리는 생명을 부차적 주제로 밀어내고 있다.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전쟁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승리의 깃발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폐허가 된 도시, 절망 속의 아이들, 인간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상처는 수십 년을 간다.
이제 인류는 다시 인간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패권보다 생명을, 시장 논리보다 평화를, 군사력보다 상호 신뢰를 우선해야 한다. 무너지는 것은 한 국가가 아니라 인류 그 자체임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전쟁의 참상을 침묵하지 않고 알리는 일, 평화 캠페인과 시민 연대에 참여하는 일, 정치 지도자들에게 외교적 해법과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일이다.
기술의 정점에서 인간성이 소멸하는 야만을 막기 위해, 지금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위한 호소다.